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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롱테일과 새로운 기회 (3) - 동영상, 나도 TV 방송국
    초기 이노무브 글 2006. 10. 26. 12:46

    움직이는 영상은20세기 문화의 총아이다. TV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고, 영화는 극장과 비디오 대여점과 TV를 통하여 우리가 향유하는 가장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 되었다.또한 음성, 텍스트, 정지 영상 등 모든 미디어 기술을 포괄하는 속성으로 인하여, 기술 발전을 리드하고 있다. 이러한 동영상 매체들도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대량 생산 및 유통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주요 공중파 TV 채널들은 많은 예산을 들인 프로그램들로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을 노려왔으며, 수백만의 시청자는 당연시해왔다. 주요 공중파 TV 매체의 위력은 엄청나서 이러한 방송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영화도 최근의 ‘왕의 남자’나 ‘괴물’ 등의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영화는 전국적인 상영과 많은 수의 관객 동원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 하지만 이러한 소수 히트작 중심적인 한국의 동영상 관련 사업 모델도 롱테일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AGB 닐슨미디어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주요 4개 채널의 시청률은 98년에47.9%에서 2005년에는 31%로 떨어졌다. 반면 케이블 TV는 2001년 4.2%에서2005년 12.8%로 증가하였다. 케이블은 수십 개 이상의 채널로 구성되어 지상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롱테일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TV 시청에서도 롱테일적인 취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TV 시청은 가장 개인적인 소비에 가까우며,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을 잘 표출할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향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직도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에서 동영상은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가? 우선 지상파 방송들의 인터넷 사이트 방문객수는 2005년 1사분기에 비하여 2006년 1사분기에 MBC는 18%, KBS는 20%, SBS는 2%가 감소하였다(자료 출처www.100hot.co.kr).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는 975% 증가하였다. 판도라TV, 엠군, 아우라 등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들과 네이버, 싸이월드의 동영상 서비스는 동영상을 쉽게 편집하고 올릴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편집기는 동영상이 컴퓨터 파일 형태로 되어 있으면 원하는 부분만을 잘라서 올릴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화면크기, 화질 등을 편리하게 조절하게 해주고, 자막도 넣을 수 있게 하여준다. 물론 예산을 많이 들인 영화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가정용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편집하여 누구나 동영상을 공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대중 참여적 성격으로 인하여 올라오는 컨텐츠의 양은 엄청나다. 판도라TV의 경우 하루에 업데이트되는 동영상은 평균 2천 개이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동영상은 수십만 건이다(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구체적인 숫자보다 더 정확할 것으로 생각한다). 회원 수 110만 명과 하루 75만 명의 방문자가 하루에1200만 회의 페이지뷰를 하면서 축적해 가는 거대한 동영상 데이터베이스인 것이다. 물론 판도라를 포함한 다른 사이트의 동영상까지 서비스하는 네이버나 수 많은 사용자들이 짧은 일상을 많이 담고 있는 싸이월드의 동영상 서비스는 각각 100만 건 이상이다. 이런 인터넷 동영상들은 보통 짧다. 5분 이내가 많은데 아마 용량이나 속도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사용자들이 짧은 것을 원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동영상들의 상당수가 방송 등을 올린 것이 많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제작한 순수 UCC가 늘고는 있지만 동영상 전문 사이트들 기준으로 현재70-80% 정도는 방송을 그대로 또는 짜집기를 한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하여 주요한 논의는 “순수 UCC가 늘고 있고 늘 것이다”라는 동영상 사이트의 주장과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비관론자들의 주장으로 구분되는 것 같다. 하지만 “순수 UCC가 많아져야 하며 방송을 옮겨 놓은 것은 문제다”라는 시각은 공통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약간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뒤에 튜닝에 대하여 얘기하겠지만, 이러한 ‘발췌’ 내지 ‘짜집기’도 튜닝(웹2.0적인 용어로는 매시업(mashup), 음악용어로는 리믹스(remix))의 한 형태로 볼 수는 없을까? 비전문가가 하나의 동영상을 완성하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자신이 캠코더 들고 직접 뭔가를 찍어서 만드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많은 예산으로 만든 방송이나 영화 작품 등을 자신의 취향대로 이리 저리 변형시키는 것이다. 마치 댄스음악 DJ가 음악을 만들 능력은 안 되어도 음악에 각종 삽입음을 넣고 박자를 변형시키고 다른 음악을 섞어서 새로운 음악으로 변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주류 동영상들은 롱테일 동영상의 도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방송이나 영화 중 일부를 이런 용도로 유로 또는 무료로 개방하면 윈윈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영상 사이트의 인기는 가장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갭이 큰 것으로 이해되는 미디어 컨텐츠에서도 롱테일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스스로 제작한 동영상을 유료로 올려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동영상 롱테일은 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향후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급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

    웹2.0에 대한 이해

    온라인만화나 동영상 포탈의 경우 최근 인터넷 업계에서 많이 얘기되고 있는 웹2.0적인 모델로 이해할 수 있다. 롱테일도 인터넷 버블 이후 살아남은 가장 중요한 회사 중의 하나인 아마존닷컴의 사업모델을 대표로 웹2.0을 설명하는 주요한 개념 중의 하나이므로 여기서 잠깐 웹2.0에 관하여 얘기를 해보자. 사실 웹2.0은 특정한 기술도 아니고 한 가지 사업모델도 아니다. 단지 아마존닷컴이나 구글처럼 2000년 이후 인터넷 버블이 터진 이후에 살아 남은 회사들의 공통점을 모은 개념이다.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AJAX, RSS, meta-blog, wiki, P2P, mashup, trackback, tag, contextual advertising 등의 말들이 매우 생소할 것이다. 모두 웹2.0의 특징으로 얘기되는 것 들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 핵심은 간단하다. 웹2.0 회사들은 이전에 비하여 더 참여와 개방을 지향하고 대중의 지혜(또 하나의 경영 베스트셀러인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가 많이 인용된다)를 천재의 지혜 이상으로 중시한다. 추상적으로 들린다면 잘 알려진 회사의 한 가지 사업전략을 얘기해 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매우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은퇴할 것이라는 예고도 했지만, 그보다 덜 알려져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전략상 변화는 그 못지 않게 의미심장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전략을 대변하는 단어는 ‘라이브(live)’이다. 웹을 기반으로 검색, 뉴스 검색, 블로그 검색, 상품 검색, 상거래, 지식 응답(네이버류), 블로그, 이메일, RSS 리더, 사진 관리, 웹하드, 웹기반 즐겨 찾기 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인프라적인 서비스를 엄청난 속도로 쏟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 한 가지인 오피스라이브는 “보이지 않는 회사가 되지 않는 쉬운 길”을 제공한다고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에 의하면 많은 소기업들의 상당수가 웹사이트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로그나 웹사이트 제작 도구들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의 소기업 사장들은 인터넷을 능란하게 다룰 수 없는 사람들이란 것을 이해하고 오피스라이브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전체 과정을 쉽게 서비스화하였다.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의 정액 수수료와 광고비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분명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웹2.0적인 또는 롱테일적인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냥 유행에 뒤지지 않는 회사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시늉만 내는 것이 아니다. 이 장의 끝에서 롱테일로 인한 사업기회에서 얘기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고자 하는 롱테일 도구를 만드는 것에는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다. 몇 조원 단위의 돈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엄청난 양의 서버와 전력과 망이 들어가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가장 작은 롱테일 플레이어를 위하여 가장 큰 회사가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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